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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직 세달 후

May 30th, 2013 | Posted by ljoohwa in my blogs

<복직 세달 후>

 

오랜만에 쓰는 일기다. 시간을 내기가 쉽지가 않다. 하루 하루가 항상 시간이 부족하다.

퇴근 할땐 일을 다 못 끝내서 조금만 더 일하고 갔으면 하는 마음이고

집에 와서 밤이 되면 집안일을 다 하지 못해 좀 더 늦게 잤으면 하는 마음이다.

내 자유시간은 쪼개고 쪼개어도 채 30분이 나오지 않는다.

지금은 그 시간이 있으면 좀 더 잤으면 하는 마음이다.

오늘은 준기가 집에 오자마자 잠들어서 자유시간이 생겼다. 저녁 8시.

오빠는 친구들 만나러 나갔고 나는 정말 오랜만에 글을 쓰고 있다. 

운동할 시간이 있었으면 좋겠다.

책을 읽을 시간이 있었으면 좋겠다.

잠을 푹 잘 시간이 있었으면 좋겠다.

블로그를 꾸밀 시간이 있었으면 좋겠다.

미드를 볼 시간이 있었으면 좋겠다.

하지만 오늘 나는 빨래를 널어야 하고 ,널어뒀던 빨래를 개야 하고

준기 밥을 먹여야 하고, 간식을 먹여야 하고 씻겨야 하고

놀아줘야 하고, 책을 읽어줘야 하고, 재워야 하고

집안 정리를 해야 하고, 설거지를 해야 하고,물을 끓여야 하고

머리를 감아야 한다.

이 일 뒤에는 묵직하게 부담으로 자리잡고 있는 영재 수업 준비와 수없이 많은 단원평가, 수행평가 준비와

방학이 한달 반밖에 안 남았는데 진도는 이제 겨우 반밖에 못 나갔다는 걱정이 자리잡고 있다. 

뭐 다 잘 되겠지 

그냥 시간이 난 김에 이것 저것 생각나는 대로 주저리 주저리 읊어봤다.

나중엔 바빴던 이 시간들이 그리워지겠지.

바쁘지만 열정이 있고 아이들을 사랑하는 마음이 있고 무언가 열심히 해보려는 마음이 있는 이 때,

특히나 준기가 나에게 찰싹 달라붙어 엄마만 찾는 이 순간들은

힘들지만 내 인생의 보석 같은 시간들이라 믿는다.

 

2013.05.30

 

 

2013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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